선생나이테 스물
초겨울 아침 대지 서리 가득합니다.
틈새 없이 골고루 새하야니 반짝입니다.
습관처럼 학교로 들어서며
문득 나는 이슬일까? 서리일까?
궁금합니다.
별은 바람 속에서 빛나고
달은 뭉게구름 위에서 더 환한데
나는 봄바람이었을까? 눅눅한 먹구름이었을까?
어지럽습니다.
몸은 마음을 따라가는데
홀씨처럼 가볍게 오가야 할 아이들
땅만 보고 걷게 하지 않았는지,
세상 나가는 그들에게
바늘자석이라도 들려줬는지,
내 밥벌이 바빠 역무원마냥
표만 끊어주진 않았는지,
부끄럽습니다.
오늘 하루 따스하신가요?
아이들 그대 향해 웃어 주던가요?
내 선생나이테 어느새 열도 아닌 스물
이제부터 나이테 생기 있고 또렷해야 할 텐데
걱정입니다.